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유해진 코미디 영화"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웃기면 그만이겠지,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봤는데 막상 끝나고 나니 꽤 오랫동안 생각이 남았습니다. 보고 나서 찾아보니 일본 원작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라는 사실도 처음 알았고요. 그게 오히려 이 영화를 다시 보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리메이크 영화가 원작보다 잘 된 경우2016년에 개봉한 영화 럭키는 순 제작비 40억 원에 손익분기점이 관객 수 180만 명이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697만 명을 동원했습니다. 거의 4배 가까운 성과입니다. 제가 처음 이 수치를 봤을 때 솔직히 믿기지 않았습니다. 장르 특성상 코미디 영화는 흥행 변수가 크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 정도 결과면 단순한 운이 아니라는 뜻이니까요.원작은 2012년 일본에서 제작된 우치..
평범한 사람은 그냥 참고 사는 게 맞을까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저는 솔직히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부당한 일을 눈앞에서 봐도 괜히 나섰다가 손해 볼까 봐 모른 척했던 기억이 있거든요. 그런데 화면 속 세 여자가 회사를 상대로 끝까지 버티는 모습을 보면서, 그 생각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1995년 회사, 지금이랑 얼마나 다를까영화의 배경은 1995년 대기업입니다. 고졸 출신 여성 사원들이 단순 반복 업무만 맡고, 결혼이나 임신을 하면 스스로 그만두는 게 당연하게 여겨지던 시절이죠. 영화 속에서 한 동료가 아이를 가졌다는 이유로 "이제 일 좀 하려나 했더니"라는 말을 대놓고 듣는 장면이 나옵니다. 제가 그 장면을 보면서 불편함을 느낀 건, 저도 비슷한 말을 들어봤기 때문입니다. 시대가..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프랭크가 그냥 대단한 사기꾼 이야기인 줄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보면 볼수록 자꾸 제 얘기처럼 느껴지는 장면들이 나왔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는 사실이 더 무겁게 다가왔고, 다 보고 나서 한동안 멍하게 있었습니다. 재능을 어디에 쓰느냐에 따라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이 영화가 꽤 직접적으로 보여줍니다.실화 속 프랭크, 그가 선택한 방식의 실체이 영화는 실존 인물 프랭크 애버그네일주니어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합니다. 프랭크는 16세에 가출한 뒤, 항공사 조종사, 의사, 변호사를 사칭하며 수백만 달러 규모의 수표 위조를 저질렀습니다. 여기서 수표위조란 타인의 금융계좌나 존재하지 않는 계좌를 도용하여 허위수표를 발행하는 금융 범죄를 말합니다. 미국 FBI는 이를 수년간 추적했..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이 당연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러다 영화 한 편을 보고 나서, 그 당연함이 사실은 얼마나 특별한 것이었는지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영화 형은 단순한 웃음과 감동을 넘어, 우리가 평소에 흘려보내는 관계의 무게를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입니다.빗나간 예상 시나리오일반적으로 형제 소재 영화는 예측 가능한 화해 구조로 흘러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처음에 갈등하다가, 중간에 사건이 생기고, 결국 눈물의 화해로 끝나는 패턴 말입니다. 솔직히 저도 그런 흐름을 예상하며 크게 기대하지 않고 봤습니다.그런데 영화가 전개될수록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형 두영은 처음부터 도덕적으로 반듯한 인물이 아닙니다. 교도소에서 출소한 직후부터 자기 이익을 먼저 계산하고, 동생 두현에게 냉담..
솔직히 고백하면, 저는 처음에 이 영화를 복싱 영화로 생각했습니다. 이병헌이 주연이고 전단지 알바를 하는 전직 복서가 나온다기에 그냥 거칠고 웅장한 스포츠 드라마겠거니 했는데, 예고편 몇 초만 봐도 그 생각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부족한 사람들이 서로를 채워가는 이야기, 2017년 개봉한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이 바로 그런 작품이었습니다.박정민과 이병헌, 두 배우가 만들어낸 연기의 깊이이 영화에서 제가 가장 먼저 눈을 뗄 수 없었던 것은 박정민의 연기였습니다. 그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 ASD)를 가진 피아노 천재 진태 역할을 맡았는데, ASD란 사회적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보이는 신경발달 장애로, 동시에 특정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이 발현되는 경우..
40대가 된 제가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고 차 안에서 멍하니 공원 농구 골대를 바라보고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중학생 시절 슬램덩크 만화를 손에서 놓지 못하고, 친구들과 운동장 농구 골대 밑에서 강백호 흉내를 냈던 기억이 영화를 보는 내내 파도처럼 밀려왔습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과연 그 기대와 그 시절 향수에 값하는 작품이었는지 제 경험을 바탕으로 짚어 보겠습니다.산왕공고와의 32강전, 실제로 보면 긴장감이 다르다일반적으로 애니메이션 영화는 원작 팬에게 감동을 주되, 비팬에게는 낯설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달랐습니다. 여자친구에게 "무슨 농구 만화를 극장까지 가서 보냐"는 구박을 단단히 받고 갔는데, 영화가 끝난 뒤 그녀가 먼저 "이거 진짜 심장 쫄깃하다"며 감탄사를 쏟아냈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