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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내부자들 거대한 권력, 권력층의 시선, 글의 힘과 말 한마디의 무게

수익기록자 2026. 7. 23. 22:37

목차


    거대한 권력, <내부자들>을 만나기 전과 후, 나의 영화 관람기

    평소 영화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만들었던 범죄 오락 영화들을 제법 많이 챙겨 보았다고 자부해 왔습니다. 하지만 부끄럽게도 영화 <내부자들>을 처음 마주하기 전까지는, 그저 흔하디 흔한 '정치 깡패와 비리 검사의 그렇고 그런 권력 다툼 이야기'일 것이라며 지레짐작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주말을 맞아 과자를 한 아름 안고 가벼운 마음으로 소파에 누워 넷플릭스를 켰던 그날의 제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하지만 영화가 시작되고 채 20분이 지나지 않아, 저는 들고 있던 과자를 내려놓고 허리를 꼿꼿이 편 채 화면으로 빨려 들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통령 후보와 대기업 재벌 회장, 그리고 여론을 쥐락펴락하는 언론사의 논설주간이 모여 앉아 추악한 뒷거래와 비자금의 판을 짜는 모습은 숨이 막힐 정도로 압도적이었습니다.

    여기에 이 거대한 권력의 쇠사슬을 끊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무족보 검사(조승우 배우)가 본격적으로 수사를 시작하면서 극의 긴장감은 극에 달했습니다. 빽도 없고 라인도 없는 지방대 출신 검사가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거물들을 향해 칼을 겨누는 모습은, 묘한 대리만족과 함께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스릴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영화가 후반부로 치달을수록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 덕분에, 지루할 틈이 전혀 없었습니다. 웅장한 사운드와 배우들의 명품 연기력이 스크린을 뚫고 제 방 안까지 밀려 들어오는 듯한 강렬한 경험이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저는 한동안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단순한 오락 영화를 넘어 내 삶과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만드는 묵직한 한 방이 있는 영화였기에, 그날 밤은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개, 돼지" 발언과 권력층의 시선, 그리고 대중의 기억력

    이 영화를 보면서 제 머리를 가장 강하게 내리쳤던 대사는 단연 언론사 논설주간 이강희(백윤식 배우)의 입에서 나온 "어차피 대중들은 개, 돼지입니다. 적당히 짖어대다가 알아서 조용해질 것입니다"라는 구절이었습니다. 처음 그 대사를 들었을 때는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불쾌하고 화가 났습니다. '감히 선량한 시민들을 향해 저런 모욕적인 언사를 내뱉다니!' 하는 마음에 분통이 터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감정을 가라앉히고 곰곰이 짚어볼수록, 우리 사회의 진짜 권력층들이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이 정말로 저 대사와 한 치도 다르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서글픈 생각이 들이닥쳤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말대로, 우리 대중들은 너무나도 쉽게, 그리고 빨리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아침을 뜨겁게 달구며 온 국민을 분노하게 만들었던 대형 비리 사건이나 부조리한 뉴스들도, 불과 며칠 뒤에 더 자극적이고 새로운 가십거리가 터져 나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묻혀버리기 일쑤입니다. 권력층들은 바로 대중의 이러한 '짧은 기억력'과 '냄비 근성'을 정확하게 꿰뚫어 보고 있으며, 이를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고 면죄부를 받는 치트키로 활용하고 있는 셈입니다. 소름 끼치도록 차가운 그 대사를 들으며, 과연 나는 그동안 깨어 있는 시민이었는지, 아니면 그들이 비웃는 대로 새로운 이슈가 생기면 금방 과거를 잊어버리는 철저한 방관자였는지 깊이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대중이 눈을 부릅뜨고 끝까지 기억하지 않는다면, 권력의 부패는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묵직한 경고를 던져준 장면이었습니다.

    글의 힘과 말 한마디의 무게,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

    영화를 통틀어 저에게 가장 깊은 여운과 소름을 남긴 또 다른 명대사는 바로 "끝에 단어 세 개만 좀 바꿉시다. '볼 수 있다'가 아니라 '매우 보여진다'로"라는 대사였습니다. 이 짧은 한 문장은 언론과 글이 가진 힘이 얼마나 무섭고 강력한지를 뼈저리게 느끼게 해 준 대목이었습니다. 단어 몇 개를 교묘하게 바꾸는 것만으로도 조사가 진행 중인 혐의자를 이미 죄가 확정된 흉악범으로 둔갑시킬 수 있고, 반대로 악질적인 범죄자를 억울한 피해자로 세탁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옛말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그리고 그 강한 펜이 썩은 권력의 손에 쥐어졌을 때 선량한 시민들이 얼마나 무력하게 짓밟힐 수 있는지를 보며 온몸이 떨리는 공포를 느꼈습니다.

    결과적으로 영화 <내부자들>은 저에게 단순한 킬링타임용 범죄 스릴러가 아닌,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이면을 직시하게 만든 최고의 웰메이드 작품이었습니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로 여론을 조작하는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 우리 대중들이 '개와 돼지'가 되지 않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결국 '지치지 않는 관심'과 '비판적인 시선'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현대 사회에서, 주는 대로 삼키는 소비자가 되기보다는 글 속에 숨겨진 진짜 의도를 파악하려는 노력이 절실합니다. 재미와 메시지를 모두 잡은 이 멋진 영화를 아직 보지 않으신 분이 계신다면, 오늘 저녁 치킨 한 마리와 함께 꼭 시청해 보시기를 정중하게 강력 추천해 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 댓글로 자유롭게 나누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