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가 괜히 눈물이 나는 순간이 있습니다. 슬프다는 걸 알면서도 왜 우는지 설명하기 애매한 그런 순간. 국제시장을 보면서 정확히 그랬습니다. 화면 속 덕수의 얼굴이 어릴 적 아버지 모습과 자꾸 겹쳐 보였고, 저도 모르게 손이 눈가로 갔습니다.희생 - 자신의 인생을 지운 사람들의 이야기영화 속에서 덕수가 독일 광부로 떠나는 장면, 베트남 파병 기술자로 지원하는 장면은 단순히 돈을 벌러 가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저는 그 장면들을 보면서 '이 사람은 자기 인생에서 본인을 한 번도 우선순위에 놓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베트남 전쟁 파병 장면에서 아내가 "당신을 위해 한번 살아보라고요, 당신 인생인데 왜 그 안에 당신은 없냐고요"라고 울먹이는 대사가 유독 마음에 걸렸습니다. 직접 겪어보니 ..
일에만 정신없이 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 곁에 있어야 할 사람들이 조용히 사라져 있을 때가 있습니다. 저도 사업 초기에 그 실수를 했습니다. 2022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홈팀은 그 감각을 가장 솔직하게 건드린 작품이었습니다. 겉은 가벼운 스포츠 코미디지만, 안에 담긴 메시지는 생각보다 훨씬 묵직했습니다.슈퍼볼 우승 감독이 유소년 코치가 된 실화홈팀은 실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주인공은 뉴올리언스 세인츠의 감독으로 2009년 슈퍼볼 우승을 이끈 숀 페이튼입니다. 슈퍼볼이란 미국 내셔널 풋볼 리그(NFL)의 최종 챔피언십 경기를 말하며, 전 세계에서 수억 명이 시청하는 미국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입니다. 세계 최정상 자리에 올랐던 감독이 어느 날 갑자기 멈추게 된 것은 바운티게이트(Bountygate) 스캔..
명절 때 친척들이 한자리에 모이면 처음 한두 시간은 반갑고 왁자지껄 좋은데, 시간이 지날수록 괜히 눈치가 보이고 말 한마디에 서운해지는 경험, 혹시 있으신가요? 저는 어릴 때는 그냥 음식 많고 사람 많아서 좋았는데, 어른이 되고 나서는 그 자리가 조금 달라 보이더라고요. 영화 대가족을 보면서 그 감각이 다시 살아났습니다.정자기증이 불러온 가족 서사 — 이 영화가 건드린 것들영화 대가족은 스님이 된 중년 남성 앞에 정자기증으로 태어난 아이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정자기증이란 생식세포 공여의 한 형태로, 제3자의 정자를 활용하여 생물학적 부모와 법적 부모가 일치하지 않는 가족 형태를 만들어냅니다. 즉, 유전적 혈연과 사회적 가족 관계가 완전히 분리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주인공 ..
2021년에 촬영을 마치고 5년이 지나서야 개봉한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권상우, 문채원 주연의 하트맨입니다. 창고영화라는 핸디캡을 달고 나온 작품치고는, 솔직히 예상보다 훨씬 볼 만했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았는데, 그 이유를 쓰다 보니 이게 단순한 리뷰를 넘어서는 이야기가 됐습니다.5년 묵은 창고영화, 어떤 작품인가하트맨은 아르헨티나 영화 노키즈(2015)를 원작으로 한 리메이크작입니다. 리메이크(remake)란 기존에 발표된 작품을 새로운 시대나 문화권에 맞게 재해석하여 다시 만든 작품을 뜻합니다. 원작이 있다는 점이 이 영화에서 꽤 중요한데, 이야기의 기본 골격이 탄탄하게 잡혀 있어서 흐름이 흔들리지 않기 때문입니다.감독은 히트맨 시리즈를 연출했던 최현석 감독이고, 주연은 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