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시선으로 마주한 찬란한 그 시절의 기억많은 분이 영화 를 찬란했던 여성들의 학창 시절 이야기로만 기억하시곤 합니다. 하지만 저는 대한민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평범한 '남자'의 시선으로 이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처음에는 여고생들의 우정과 성장담이 과연 저의 정서와 맞을지 조금은 반신반의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교복의 형태도 다르고, 머리를 기르거나 화장을 고치는 등의 세세한 문화는 제가 겪은 남고의 거칠고 투박한 일상과는 분명 거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영화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제 안의 불필요한 편견은 봄눈 녹듯 사라져 버렸습니다. 화면 속에서 울고 웃는 주인공들의 모습 위로, 어느새 까맣게 잊고 지냈던 저의 아련한 학창 시절이 고스란히 겹쳐 보였기 때문입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텔레비전 앞의 꼬마, 그리고 '반칙왕'과의 운명적 만남어릴 적 저의 주말은 온통 화려한 사각 링 위를 수놓는 영웅들의 차지였습니다. 당시 전 세계를 뒤흔들던 WWF(지금의 WWE)의 레슬링 스타들은 제 유년 시절의 가장 큰 동경 대상이었습니다. 노란 겨자색 바지를 입고 터질 듯한 근육을 자랑하던 헐크 호건이나, 얼굴에 화려한 페인팅을 하고 야생마처럼 링 위로 돌진하던 얼티밋 워리어의 모습은 소년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들이 화려한 기술로 상대를 제압하고 챔피언 벨트를 들어 올릴 때마다, 저 역시 방구석 이불 위에서 텔레비전 화면이 떠나갈 듯 고함을 지르며 환호하곤 했습니다. 당시 저에게 그들은 단순한 운동선수가 아니라, 지구를 지키는 초인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그러나 마음 한편에는 늘 자그..
옥상에서 몰래 장풍을 쏘던 그 시절의 추억누구나 어린 시절, TV나 스크린 속 영웅들을 보며 "나에게도 저런 초능력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실없는 상상을 해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저에게 영화 은 바로 그 철없던 시절의 순수한 기억을 고스란히 소환해 내는 타임머신 같은 작품입니다. 이 영화가 개봉했던 2000년대 초반, 저는 한창 학교와 학원을 시계추처럼 오가며 매일 똑같은 일상에 지루함을 느끼던 지극히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어느 주말, 우연히 극장에서 이 영화를 마주하게 되었는데,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할리우드의 거대한 히어로물처럼 멋진 슈트를 입은 초인들이 나오는 게 아니라, 우리가 매일 걷는 서울의 빌딩 숲, 칙칙한 지하실, 평범한 아파트 옥상에서 생활 한복을 입은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