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09 영화 사바하 박웅재 목사, 살아있는 미륵, 쌍둥이 언니 솔직히 처음 사바하를 봤을 때, 저는 김제석이 그냥 교묘하게 포장된 사이비 교주라고 생각했습니다. 모태신앙으로 자란 제게 불교와 밀교가 뒤섞인 이 영화는 낯설면서도 묘하게 익숙했고, 박웅재 목사가 던지는 질문들이 제 안에 오래 묵혀둔 말들을 건드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종교적 배경 지식이 있는 분이라면 이 영화 한 번으로는 부족합니다.박웅재 목사가 가려운 곳을 긁어준 이유저는 유치원부터 선교원을 다녔고, 중학생 때까지는 꽤 신실한 기독교인이었습니다. 사회생활할 때 함께 일하던 직장 동료가 방금 전까지 같이 웃고 떠들다가 사고사를 당하는 일을 겪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기도 대신 원망부터 나왔습니다. 그렇게 착한 사람을 왜 이렇게 데려가냐고, 신이 정말 존재하는 거 맞냐고, 자해적인 목소리로 하나님을 원망했던.. 2026. 5. 19. 영화 리미트리스 뇌과학, 사회초년생, 성장 사회생활을 막 시작했을 때, 저는 매일 "나는 왜 이렇게 못할까"를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부장님께 호되게 혼나고 퇴근길에 멍하니 앉아 있다가 우연히 본 영화 한 편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2011년 개봉작 리미트리스, 신약 한 알로 평범한 인간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 장면들이 유독 강렬하게 박혔던 건, 제 당시 처지와 너무 겹쳐 보였기 때문입니다.영화 속 뇌과학, 실제로는 어떨까리미트리스의 핵심 설정은 인간이 뇌를 20%밖에 사용하지 못한다는 가설에서 출발합니다. 주인공 에디 모라는 NZT-48이라는 약물을 복용한 뒤 뇌 활용률이 100%로 끌어올려져 순식간에 천재로 변합니다. 여기서 뇌 활용률이란 평소 사용되지 않는 신경 회로가 완전히 개방되어 기억력, 판단력, 언어 습득 능.. 2026. 5. 18. 영화 위플래쉬 욕망과 집착, 인정, 완벽주의 영화를 켜기 전까지만 해도 그냥 음악 영화겠거니 했는데, 보고 나서 한동안 멍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제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느껴왔던 압박감이랑 묘하게 겹쳐 보여서, 단순한 감동이 아니라 뭔가 불편한 감정이 뒤섞였습니다. 이 글은 그 감정을 정리하면서, 영화가 던지는 질문을 같이 생각해보고 싶어서 씁니다.욕망과 집착 — 이 영화가 불편한 이유영화 위플래시는 뉴욕의 가상 음악 명문 셰이퍼 음악원을 배경으로 합니다. 주인공 앤드류 나이먼은 세계 최고의 재즈 드러머를 꿈꾸는 신입생이고, 플레처 교수는 그 학교에서 가장 뛰어나면서도 가장 두려운 지휘자입니다.플레처의 교육 방식은 쉽게 말해 공포 기반의 동기 부여입니다. 음정이 조금 흔들려도 악보를 집어던지고, 템포가 미세하게 틀려도 얼굴을 향해 고함을 지릅니다. .. 2026. 5. 16. 영화 시스터 액트 수녀원, 성가대, 시간이 지나도 이 영화가 남긴 것 이 영화는 초등학생시절 어머님과 함께 집에서 시청했었습니다. 그때는 단순히 웃기기만 했던 영화로 기억되었습니다. 초등학생 눈에는 수녀들이 춤추고 노래하는 게 마냥 웃겼으니까요. 그런데 성인이 된 후 어머니와 예전 추억이 떠올라 거실에 같이 앉아 다시 한번 영화를 시청했는데, 화면을 보는 내내 가슴이 이상하게 벅차올랐습니다. 1992년작 Sister Act는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사람 마음을 건드리는 영화입니다.마피아에서 수녀원으로, 말이 안 되는 상황이 만들어낸 이야기이 영화의 출발점은 사실 꽤 자극적입니다. 카지노 가수 들로리스가 마피아 보스의 살인 현장을 목격하고, 경찰의 증인 보호 프로그램(Witness Protection Program)에 들어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증인 보호 프로그램이란 범.. 2026. 5. 15. 영화 스쿨 오브 락(락 코미디, 교육 철학, 잭 블랙의 연기) 학교 수업이 끝나면 음악실로 달려가 기타를 잡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저도 고등학교 시절 밴드 동아리에서 기타를 쳤는데, 공연 전날 밤늦게까지 합주하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합니다. 영화 스쿨 오브 락을 처음 봤을 때 그 시절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느낌이었습니다. 단순한 코미디 영화라고 보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이 영화 안에 꽤 묵직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락 코미디 영화로 읽는 팩트 구조2003년 개봉한 스쿨 오브 락은 잭 블랙이 주연을 맡은 뮤지컬 코미디 영화입니다. 감독은 리처드 링클레이터이고, 잭 블랙은 이 작품으로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를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영화 속에서 잭 블랙이 연기하는 듀이 핀은 밴드에서 쫓겨난 무일푼 기타리스트인데, 친구의 이름을 빌려 명문.. 2026. 5. 14. 영화 서울의 봄 권력욕, 역사적 고증, 선택의 순간 역사의 결말을 알면서도 손에 땀이 맺힌다는 게 가능한 일일까요? 저는 그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영화 서울의 봄을 보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1979년 12·12 군사반란이라는, 결말을 누구나 아는 이야기인데도 상영 내내 가슴이 조여들었습니다. 이 글은 단순히 영화 소개가 아닙니다. 영화를 보면서 떠올린 질문, 그리고 저 자신에게 던지게 된 물음들을 솔직하게 풀어봤습니다.결말을 알아도 숨 막히는 이유, 역사적 고증서울의 봄이 일반적인 역사 영화와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김성수 감독은 고증(考證), 즉 역사적 사실을 자료에 근거해 검증하고 재현하는 작업에 집요할 만큼 공을 들였습니다. 여기서 고증이란 단순히 의상과 소품을 시대에 맞게 갖추는 수준이 아니라, 실존 인물들이 회의 .. 2026. 5. 12.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1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