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좀비와의 강렬했던 첫 만남과 숨 막히던 극장의 공기제가 영화 을 처음 마주했던 그날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사실 평소에 잔인하거나 징그러운 할리우드 좀비 영화를 그리 즐겨보는 편이 아니었기에, "한국에서 좀비 영화를 만든다고? 과연 자연스러울까?"라는 약간의 의구심을 품고 극장 문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제 안의 얄팍한 의심은 완벽한 감탄으로 바뀌고 말았습니다. 서울역을 출발해 부산으로 향하는 그 비좁은 KTX 열차라는 공간이 주는 폐쇄성과 압박감은 극장 안의 공기마저 순식간에 얼어붙게 만들었습니다. 화면 속에서 관절을 기괴하게 꺾으며 무서운 속도로 돌진하는 좀비들의 비주얼은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특히 영화 중반부, 대전역에서 살아남기 위해 승객들이 ..
무더운 여름날, 극장에서 마주한 '반도'의 첫인상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은 제가 몇 년 전 여름, 숨이 턱턱 막히는 무더위를 피해 도망치듯 찾아갔던 극장에서 만난 영화, 바로 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이고 생생한 추억을 풀어놓으려고 합니다. 당시 전 세계를 휩쓸었던 영화 의 엄청난 팬이었던 저는, 그 후속작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심장이 두근거렸습니다. 개봉일만을 손꼽아 기다리다가 마침내 극장 의자에 앉아 팝콘을 한 움큼 쥐었을 때의 그 설렘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어두워진 상영관 안에서 오프닝 크레딧이 올라가고, 익숙했던 한반도가 완전히 폐허가 된 모습이 스크린에 펼쳐지는 순간 저도 모르게 마시던 콜라를 뿜을 뻔했습니다. 전작의 깔끔하고 좁은 기차 안이라는 공간에서 벗어나, 이번에는 광활하고 ..
물 한 바가지에 벌벌 떨던 날과 영화의 만남여러분은 살면서 '물이 무섭다'는 생각을 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부끄럽게도 아주 지독한 맥주병이자 물 공포증을 가진 사람입니다. 어린 시절 동네 수영장에서 멋지게 다이빙을 하려다가 코로 물을 잔뜩 먹고 발이 닿지 않는 깊이에 당황했던 기억이 아직도 트라우마로 남아있거든요. 그래서 남들 다 가는 워터파크나 바닷가 휴양지를 가도 저는 언제나 발만 겨우 담그고 파라솔 아래에서 치킨이나 뜯는 '안전제일주의자'로 살아왔습니다. 그러던 어느 주말, 넷플릭스에서 영화 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같으면 물이 무서워서 썸네일만 보고도 패스했을 영화였지만, 그날따라 왠지 모르게 거대한 자연재해 앞에 마주 선 인간의 무력함이 궁금해지더군요. 큰맘 먹고 불을 끈 채 과자를..
거대한 스크린 앞에서 다시 만난 나의 동심과 전율처음 극장 의자에 앉아 의 오프닝 크레딧을 기다릴 때의 그 설렘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사실 저는 아주 어릴 적,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오리지널 을 보며 자란 세대입니다. 당시 TV 화면으로 보았던 거대한 브라키오사우루스의 등장은 어린 저에게 엄청난 문화적 충격이었고, 언젠가 진짜 공룡을 눈앞에서 보고 싶다는 철없는 꿈을 꾸게 만들었죠. 세월이 흘러 어느덧 어엿한(?) 어른이 된 제가, 이제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테마파크의 문이 열리는 것을 대형 스크린으로 마주하게 되었으니 감회가 정말 새로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극장 안의 불이 꺼지고 특유의 웅장한 메인 테마곡이 잔잔하게 흘러나오는데,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으며 잊고 지냈던 유년 시절의 동심이 ..
팝콘 각 잡다가 역사책을 펼치기까지평소에 웰메이드 정치 스릴러 영화를 워낙 좋아하는 편이라, 이 개봉했을 당시부터 제 레이더망에 강력하게 걸려 있었습니다. 사실 주말 저녁에 치킨 한 마리 시켜놓고 편안하게 '팝콘 무비'나 즐겨볼까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리모컨을 들었지요. 영화가 시작되고 이병헌 배우의 그 묵직한 눈빛과 마주하는 순간, 저는 먹던 치킨 다리를 조용히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방 안의 공기마저 1970년대의 그 서늘한 남산 집무실로 변하는 듯한 묘한 압박감이 밀려왔기 때문입니다. 영화가 상영되는 114분 동안 화장실 한 번 가지 못하고 모니터로 빨려 들어갈 듯이 몰입해서 감상했습니다. 영화가 끝난 후,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의 그 멍한 기분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단순한 허구의 이야기가..
분단의 현실을 온몸으로 체감했던 군 시절의 기억안녕하세요! 여러분은 '분단국가'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어떤 기분이 드시나요? 사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자란 우리에게 이 단어는 너무나 익숙해서 평소에는 크게 와닿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 역시 학창 시절에는 교과서에서나 보던 지루한 단어에 불과했었지요. 하지만 제가 이 현실을 뼈저리게 체감했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바로 군대에 입대하여 전방 부대로 배치를 받았던 그날이었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거창한 비무장지대 수색대원은 아니었지만, 철책을 마주하고 서 있던 그 겨울밤의 공기는 아직도 제 피부에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당시 제가 복무했던 곳은 겨울이면 사방이 온통 얼어붙는 최전방 지역이었습니다. 야간 경계 근무를 서기 위해 초소에 올라가면, 저 멀..